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 다리 붓기와 통증으로 구분하는 법

한눈에 보기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는 모두 다리 붓기와 통증을 유발하지만 원인은 전혀 다르다. 심부정맥혈전증은 근육 깊숙한 곳의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류를 막는 급성 질환이며, 하지정맥류는 피부 가까운 정맥의 판막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만성 질환이다.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혈전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각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리의 붓기는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불편함 중 하나이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 방식, 계절적인 요인, 임신이나 급격한 체중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피곤해서 붓는 것이라고 넘기기에는 주의가 필요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특히 한쪽 다리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심한 부종과 통증은 정맥 순환계의 심각한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혈관 질환 중에서도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는 증상의 유사성 때문에 일반인이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의 기능 부전으로 인해 혈액이 거꾸로 흐르며 발생하는 질환인 반면, 심부정맥혈전증은 정맥 내부에 피떡(혈전)이 생겨 통로 자체를 폐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두 질환은 발생 위치와 위험도가 다르므로,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양상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진단의 첫걸음이다.

저녁 무렵 의자에 앉아 다리 상태를 살피는 모습과 정맥 구조를 시각화한 일러스트

다리의 붓기와 통증은 피부 가까운 정맥뿐 아니라 깊은 정맥의 변화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는 왜 혼동될까?

두 질환이 혼동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리의 무거움, 뻐근함, 부종이라는 공통된 증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정맥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다리에 혈액이 정체되고, 이로 인해 주변 조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며 부종이 발생한다.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다리가 터질 것 같다”거나 “납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겁다”고 표현하곤 한다. 이러한 주관적인 통증의 성격만으로는 문제의 근원이 표재정맥인지 심부정맥인지 가려내기 쉽지 않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우리 다리에는 피부 바로 아래의 표재정맥과 근육 깊숙이 위치한 심부정맥,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관통정맥이 존재한다. 하지정맥류는 주로 표재정맥의 판막이 망가져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며 혈관이 팽창하는 질환이다. 반면 심부정맥혈전증은 다리 혈류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심부정맥 내에 혈전이 형성되는 것이다. 겉으로 구불구불한 혈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혈관 건강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상적으로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장시간 부동 자세를 유지하거나 수술 등을 겪으며 심부정맥혈전증이 합병되는 경우도 종종 보고된다. 따라서 기존에 정맥류를 앓고 있던 환자라도, 어느 날 갑자기 평소와 다른 양상의 심한 붓기가 발생했다면 이는 단순한 정맥류의 악화가 아닌 새로운 혈전의 형성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종아리 피부 표면의 표재정맥과 근육 깊은 곳의 심부정맥 위치를 비교한 해부학 일러스트

겉으로 보이는 혈관의 변화와 깊은 정맥의 혈전은 발생 위치부터 다릅니다.

근거: NHS · Deep vein thrombosis (DVT)

다리 혈전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까?

심부정맥혈전증(DVT)의 전형적인 특징은 ‘급격하고 일방적인 변화’이다. 양쪽 다리가 비슷하게 붓는 전신 부종과 달리, 혈전증은 혈전이 생긴 쪽의 다리만 눈에 띄게 굵어지는 경우가 많다. 종아리나 허벅지를 눌렀을 때 심한 압통이 느껴지며, 피부가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반들거리는 외관을 보이기도 한다. 혈류가 막히면서 정체된 혈액으로 인해 해당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피부색이 붉게 혹은 푸르게 변하는 청색종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혈전증 환자가 이러한 뚜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전체 환자의 약 절반 정도는 증상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어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고령자나 감각이 저하된 환자들은 초기 신호를 놓치기 쉬운데, 이럴 때는 최근의 생활 변화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장거리 비행(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최근의 수술 이력, 장기간의 침상 안정, 암 진단 유무 등은 혈전 형성을 가속화하는 강력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혈전증이 무서운 이유는 다리의 통증 그 자체보다 합병증에 있다. 다리 혈관에 머물던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폐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한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마른기침 등이 다리 부종과 함께 나타난다면 이는 지체할 수 없는 응급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를 증상 단계에서부터 구별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깊은 정맥 내부에 생긴 혈전으로 인해 혈관 통로가 좁아진 모습을 나타낸 의료 일러스트

심부정맥혈전증은 깊은 정맥의 혈류를 방해하며, 일부 상황에서는 폐혈관 합병증 위험을 고려합니다.

근거: CDC · About Venous Thromboembolism (Blood Clots)

하지정맥류는 심부정맥혈전증과 무엇이 다를까?

하지정맥류는 기본적으로 ‘만성적인 정맥 부전’의 영역에 속한다.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라기보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맥 판막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 발목 쪽으로 쏠리게 되고, 이로 인해 혈관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표재정맥이 확장된다. 환자들은 주로 오후나 저녁이 될수록 다리가 무거워지고, 밤에 잠을 잘 때 종아리에 쥐가 나는 증상을 호소한다.

외관상으로도 차이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피부 위로 푸른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보이거나(망상정맥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오는 양상을 띤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 환자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혈관 돌출은 없지만 다리 내부의 역류로 인해 만성적인 통증과 부종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정맥류로 인한 부종은 대개 휴식을 취하거나 다리를 높게 올리고 자면 다음 날 아침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인한 부종은 자세 변화나 휴식만으로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또한 하지정맥류는 양측 다리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심부정맥혈전증은 혈전이 발생한 특정 부위에 국한되어 나타난다는 점이 주요한 감별 포인트다. 두 질환은 정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류의 방향(역류 유무)과 혈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자체가 왜 생기는지는 하지정맥류의 발생 원인을 정리한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룬 바 있다.

구분 심부정맥혈전증 (DVT) 하지정맥류
주요 기전 심부정맥 내 혈전 형성 및 폐쇄 표재정맥 판막 손상 및 혈액 역류
발생 속도 급성 (수 시간 ~ 수일 내) 만성 (수개월 ~ 수년)
부종 양상 주로 한쪽 다리의 심한 부종 오후에 심해지고 아침에 완화됨
외관 변화 피부색 변화, 열감, 팽팽함 구불구불한 혈관 돌출, 실핏줄
심부정맥혈전증 (DVT) 기전: 심부정맥 내 혈전 형성 및 폐쇄
속도: 급성 (수 시간 ~ 수일 내)
부종: 주로 한쪽 다리의 심한 부종
하지정맥류 기전: 표재정맥 판막 손상 및 혈액 역류
속도: 만성 (수개월 ~ 수년)
부종: 오후에 심해지고 아침에 완화됨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의 혈류 차이를 비교한 인포그래픽

같은 부종이라도 혈류를 막는 문제인지, 역류가 지속되는 문제인지에 따라 평가의 초점이 달라집니다.

근거: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하지정맥류

붓기와 통증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을까?

환자 스스로 느끼는 붓기와 통증만으로 두 질환을 100% 확신하며 구분하기는 어렵다. 정맥 질환 외에도 다리를 붓게 만드는 원인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림프관의 흐름이 막히는 림프부종, 심장 기능 저하로 인한 울혈성 심부전, 신장 질환, 간경변, 심지어 특정 혈압약의 부작용으로도 다리는 부을 수 있다. 근육의 파열이나 봉와직염 같은 감염 질환 역시 혈전증과 매우 흡사한 통증을 유발한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정맥 전문 클리닉의 객관적인 진단 과정이 필수적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먼저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점수화하여 혈전증 가능성을 계산한다. 이후 혈액 내 혈전 분해 산물을 측정하는 D-dimer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이 검사는 염증이나 수술 후에도 수치가 높아질 수 있어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가장 핵심적인 검사는 ‘도플러 정맥 초음파’이다. 초음파를 통해 혈관을 직접 압박해보며 눌리지 않는 혈전 부위를 찾거나, 판막 사이로 새어 나오는 역류 신호를 포착하여 질환을 확진한다.

특히 하지정맥류를 오랫동안 방치한 환자들은 혈액 정체로 인해 혈관 내벽에 염증이 생기는 ‘표재정맥 혈전정맥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심부정맥혈전증만큼 응급 상황은 아니지만, 통증이 심하고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심부정맥으로 혈전이 연장될 위험이 있어 전문가의 세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정맥 기능 평가를 받는 것이 권고되는 이유다.

어떤 신호에서 빠른 평가가 필요할까?

일상적인 다리의 피로감은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특정 신호가 나타날 때는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인은 한쪽 다리가 반대편에 비해 눈에 띄게 굵어지면서 터질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다. 특히 종아리 근육을 발목 쪽으로 꺾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는 열감이 느껴진다면 혈전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또한, 하지정맥류 치료를 고민하던 중 갑자기 숨이 차거나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매우 위중한 신호일 수 있다. 다리에서 생성된 혈전이 폐로 이동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혈관 질환은 단순히 다리의 미관이나 불편함을 넘어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 자신의 다리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다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종아리 근육 펌프’ 운동을 자주 해주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여 혈액의 점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미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무리한 마사지나 온찜질을 하는 것은 오히려 혈전을 떨어뜨리는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안정을 취하며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 모두 자가 판단보다 정맥 초음파를 통한 확인이 우선이다.

일상에서 다리 상태를 확인하며 가볍게 걷기와 휴식을 병행하는 라이프스타일 일러스트

만성적인 다리 불편감은 생활 패턴과 함께 살피되, 갑작스러운 변화는 별도로 평가해야 합니다.

빠른 평가가 필요한 신호

한쪽 다리의 갑작스러운 부종과 통증, 열감, 피부색 변화가 나타날 경우에는 심부정맥혈전증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리 증상과 함께 갑작스러운 숨참, 흉통, 실신에 가까운 어지럼이 동반되면 폐혈관 합병증 가능성을 고려해 지체하지 않고 응급 평가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이 신호들은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를 구별하는 핵심 기준이기도 하다.

전문가 감수 방정희 원장 ·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혈관외과 진료 · 의학박사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정맥류는 발생 원인과 위험도가 판이하게 다른 질환이다. 특히 급성 부종은 육안만으로 진단할 수 없으므로 정맥 초음파를 통한 객관적 평가가 필수적이며, 조기 진단이 합병증 예방의 핵심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심부정맥혈전증이 있으면 혈관이 피부에 튀어나오나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심부정맥은 근육층 깊숙이 숨어 있어 혈전이 생겨도 겉으로는 혈관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혈류 정체로 인한 다리 전체의 부종과 변색, 열감이 주된 외부 신호가 된다.

Q2.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심부정맥혈전증 위험도 반드시 높아지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맥 순환이 저하된 상태라는 점에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정맥류로 인해 혈류 정체가 심한 부위에 국소적 혈전이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른 급격한 부종이 생긴다면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Q3.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면 두 질환 모두에 도움이 되나요?
압박스타킹은 정맥류의 증상 완화와 혈전증 예방 및 치료 후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동맥 순환에 문제가 있거나 급성기 혈전증의 경우 착용 시기나 압력 강도를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의학 감수

이 글은 방정희 원장(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 혈관외과 진료 · 의학박사)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의료기관 상담이 필요합니다. 상세 정보는 의료진 소개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 닥터체크 건강노트 편집부
의학 감수 · 방정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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